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기업문화에서 바텀업과 탑다운 방식 중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토론이 많았다. 각각 장, 단점이 존재하지만,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가지 방식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바텀업 문화의 가장 확실한 장점은 멤버들이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다. 대부분 오너(대표, 창업자)들이 바라는 ‘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는 구조’. 즉,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에 강력한 실행력(=에너지)을 가진다. 핵심은 “집단지성”의 장점을 믿고 “합의된 결정”에 자발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강력한 리더십은 필요치 않고, 리더는 다만 프로젝트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퍼실리테이터” 역할만 하면 된다.
반면, 탑다운 문화는 “신속한 의사결정” 과 “책임경영”이 필요할 때 제대로 된 성과를 낸다. 여기서는 리더 또는 경영진에 의한 결정에 멤버들은 신속히 실행만 하면 된다. 바텀업의 단점인 난상토론은 필요 없고 잡스와 일론 머스크와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좋은 예가 SK의 터키(현재 투르키예) 진출 사례이다. ‘터키에서 #1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만든다’라는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결단이 있었기에 오랜 시간 투자가 가능했고, 궁극에는 목표 달성에 성공하였다.
[참조] 기사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7032808053307668
이와 반대로 10년 전 내가 속한 카카오 해외진출 전략은 각 지역별 사업 담당자를 두고, 이들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물고 오면 Top의 의사 결정을 받는 구조였다. 글로벌사업팀이라는 부서는 존재했으나, 담당자별 지역별 다른 상황과 전략이 있다 보니 원팀 추진력(=에너지)을 만들 수 없었다. 그리고, Top에서 구체적 지시가 없으니, 담당자들은 몸은 편해도, 어딘지 모르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렇게 해서 글로벌에서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자명했다.
하지만, 초기 카카오의 바텀업 문화는 공룡과 같은 통신사, 대기업, 글로벌 기업 등 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국민 메신저가 되는 근본 에너지임에 분명했다. 구성원들은 누가 시켜서 일하지 않았고, 대부분 멤버들이 월요일에 빨리 출근해서 일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상적인 상황을 경험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라는 명언과 같이 어떤 프로젝트에는 통했고, 다른 곳에서는 망했다.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상황과 성장 단계에 따라 탑다운 또는 바텀업 문화를 다르게 잘 적용해야 한다.
과연 우리 비즈니스와 회사는 어떤 문화에 적합할까? 창업자나 대표라면 나는 어떤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회사의 문화란 대표가 없어도 구성원들이 특정 환경에서 기대되는 행동양식으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회사의 실체이기 때문이다.”
[링크] Y-combinator ****Lecture 11 - Hiring and Culture, Part 2 (Patrick and John Collison, Ben Silbermann)**** https://www.youtube.com/watch?v=H8Dl8rZ6q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