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한 것 (새로 생긴) : 두바이 프레임, 미래의 박물관, K-startup의 위상
- 변하지 않은 것 : 더위. 6월 두바이 날씨는 10분 이상 밖에서 걸을 수 없을 정도. 처음에 당황스러울 정도로 후끈했던 사우나 바람 그대로였다.
10년 전 카카오에서 글로벌사업 할 때는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해외 파트너사, 투자자들을 만나려면 내가 직접 출장 계획을 세우고, 지인들 휴먼 네트워크나 링크드인을 통해 담당자와 사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해야 했다. 회사 소개서, 인사 메일, 콘퍼런스 콜 등 사전 준비 작업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뿐 아니라, 항공권, 숙박 예약 등 출장 전 해야 할 일들이 참 많았다.
지난 10년간 스타트업 생태계에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고, 그중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분야 중 하나는 글로벌 진출인 듯싶다. 현재 정부 지원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다 기억하기도 어렵지만,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만 봐도 이렇게나 많다.
- 수출바우처 사업, 본투글로벌, KSC(Korea Startup Center) 프로그램
- 각 지방 정부들 해외 진출 프로그램 (서울SBA, 인천테크노파크, 성남산업진흥원, 경기과학센터, 부산, 경남, 대구, 경북 테크노파크 등)
- KITA, KOTRA 가 추진하는 해외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
2023년 6월 두바이 출장은 수많은 글로벌 진출 지원 사업의 하나로 ‘K-business day’라 하여 80개 스타트업을 선별 각 분야별로 중동 파트너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해 주었다. 예를 들면, Deep tech 스타트업은 투자자들에게 IR 피칭을 하고 이어진 1:1 미팅에서 투자 관련 논의를 했다.
옆 K-beauty 부스에서는 화장품,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이 현지 유통 파트너들과 미팅을 했다. 이곳에서는 당연히 샘플들을 보여 주며, 중동 시장으로 확장 가능한 품목인지에 대한 대화가 오고 간다. 또 다른 부스에서는 K-contents 관련 논의가 이어지는 등 2박3일 동안 온전히 한국 스타트업들과 중동 파트너사들 간의 활발한 교류가 이어졌다.
내가 소속된 세이프웨어 제품 (웨어러블 에어백)에 특별히 관심이 많아 현지 유통 파트너사와 바이크 전문 대리점등과 미팅을 하였고, 사우디 아람코와는 Virtual Tech conference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세이프웨어와 같은 테크 스타트업들에게는 중동이 반드시 진출해야 되는 우선순위 지역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비록 날씨는 덥지만, **‘’제2의 중동의 붐’’**이라고 하는 사우디, UAE, 카타르에서의 프로젝트들이 활발하다. 이들이 석유 이후의 산업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한국 솔루션, 제품,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16년~2018년 미국에 있을 때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정부 또는 공공기관들의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정부 관계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예산을 가지고, 스타트업에게 생색내기식 행정지원을 하려고 내부 보고용 자료들을 요구하고 그 양식에 맞추지 못하면 탈락하거나 지원을 못 받는 사례를 보면서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또, 글로벌 진출 준비가 되지 못한 스타트업들이 해외출장을 목적으로 무작정 실리콘밸리에 온 경우도 참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물론 실리콘밸리는 예외이다) 고도화되면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진화하였다.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요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보면 앞으로 많은 기대를 하게 되고, 5년 내에 스타트업에서도 글로벌 성과가 나올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