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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

온라인/모바일 산업의 특징

대기업 또는 오프라인 산업(특히, 공공기관, 제조, 금융, 유통업)에서도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지만, 여전히 온라인/모바일 업계에 비하면 이직은 쉽지 않다. 아무리 멘털 갑인 사람도 잘 다니던 회사를 나와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임이 분명하다. 내가 속한 온라인/모바일 스타트업계는 이직이 잦다. 다른 업계에서는 한 직장을 3년도 채 다니지 않은 사람은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이직사유를 집요하게 물어보지만, 이곳은 이직이 능력 되기도 한다.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던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명확한 목표가 있는 인재라면 1~2년 다니고 이직을 했다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스타트업의 본질은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기존 산업에서의 강자를 무너뜨리고 성장하는 것이기에 다양한 프로젝트의 경험은 아주 중요하다.

온라인/스타트업 기업문화의 또다른 특징은 수평문화, 토론문화(또는 디스 문화라고도 한다)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올리면 다른 사람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직급과 상관없이 다른 관점과 반대 의견이 허용된다. 나름 고민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올렸는데 반대에 부딪히면 누구나 마음의 상처를 얻게 된다. 친했다고 믿었던 동료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는데,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더군다가 우리나라 또는 동양적 사고방식에서는 나보다 경력도 일천하고 직급도 낮은 후배 직원이 그런다면 마상은 더 깊어진다. 

 

하지만 온라인/스타트업계에서는 이러한 디스문화에 적응해야만 한다. 디스 문화가 자연스럽지 않은 기업문화에서 나온 서비스가 잘된 역사가 없다. 온라인 서비스 산업의 흥망성쇠를 보면, 서비스 초기에 잘 나가던 것이 대기업에 인수되어 사용자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가다가 소리없이 사라져간 경우가 너무나 많다. 따라서, 이 업계에 있는 인재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내 윗사람의 요구가 아니라 유저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수평문화와 디스문화가 젊은 세대에게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에게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고, 뼈 때리는 충고를 하지 않는 선배가 없는 환경이 나에게 과연 좋은 것일까 한번 더 생각해보자. 

기존 방식의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선배들이 혼내면서 본인의 업무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경우가 있지만, 수평문화, 디스문화에서 누군가를 혼내고 싫은 소리를 하기가 사실상 힘들다. 주변에 충고를 하는 선배가 없다면 잘못된 직장생활 더나아가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도 본인이 스스로 깨닫는 방법밖에 없다. 선배의 도움없이 자가발전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수양하고, 깨어있을 수 밖에 없다. 

내가 경험한바로는 수평문화와 디스 문화의 또 다른 단점은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한 개인은 더욱 취약해진다. 어차피 서로 불편하고 끈끈한 관계를 애써 만들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위기때 각자도생하려 하고 회사의 위기때 선배가 먼저 희생하는 문화가 없었다. (그렇다고, 위계질서를 가진 기업에서 위기때 모든 선배들이 희생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 경험에 의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바로는 어느 곳이 좋다고 얘기할 수 없다. 다만, 한 개인은 문화가 다른 현실을 명확히 알고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니면, 본인이 창업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