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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성공하는 스타트업 기업문화 (디스문화)

by 베론글로벌BGP 2023. 5. 24.
디스(Diss)의 정의

https://ko.wikipedia.org/wiki/%EB%94%94%EC%8A%A4_(%ED%9E%99%ED%95%A9)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힙합 가수들끼리 선, 후배 상관없이 상대방 면전에서 비난과 비판하는 장면을 보았다. 어떤 이는 이런 장면을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이고, (그러니, 프로그램이 인기 있었을 테고?) 어떤 이는 세상 참 많이 변했다며 ‘신문화’ 현상에 불편하였을 것이다.

 

가설: 디스(Diss)를 스타트업 기업문화에 도입하면?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디스의 수위는 다양하다고 하는데, 수평적, 열린 문화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에서 건전한 토론문화를 만드는데 효과적일까?

 

   내 첫 직장에서도 당시 팀장(부장)이 부하직원 실수에 결재판을 보란 듯이 내던지던 때를 상기해 보면, 감히 윗사람에 대해 조언이나 제언하는 것은 언감생심 불가한 일이었다. 유교 동양 문화와 전통산업군이 만나는 곳에서 이런 경향은 더하다. MZ세대라 해도 신입 또는 주니어급 사원이 직급이 높거나 나이, 연차가 많은 선배에게 돌직구를 던지기 쉽지 않다.

 

   현재 스타트업에서는 어떨까? 내가 경험했던 이전 직장 디스문화 사례를 보자. 회사에서는 “디스 타임”이라고 정해 놓고 그 시간에는 어떠한 사안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주니어급 사원이든 누구든 솔직한 돌직구 피드백을 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해 누구도 감정적 대응을 하면 안 되는 암묵적 규칙이 있었다. 비록,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이 문화가 변질되긴 했으나, 당시에는 선, 후배 양쪽에게 도움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회사의 대표 문화로 자랑스러워했다.

 

   초기 스타트업 규모였던 2012년, 나는 많은 고객사 청중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었고, 나름 많은 준비와 연습을 한 뒤 사내 팀 멤버들 앞에서 리허설을 끝냈다.

 

   “자 그럼 이제 ‘디스타임’입니다” 내가 호기롭게 한마디를 던졌다.

발표는 항상 긴장된다.

   10년 이상 경력차이가 나는 주니어 사원들의 솔직한 평가와 제언들도 나왔다. 내색을 안 하려 했으나, 경력이 일천한 친구들의 구체적이지 않은 느낌적? 비판은 별 도움이 안 되고 마음의 상처만 남겼다. 예를 들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발표하면 더 좋을 것 같다.’라든지 (그래서 어떻게?) ‘뭔가 임팩트나 재미가 없는 것 같다’라든지 (솔루션 발표가 재미있을 수 있나?) 이런 피드백들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도 이런 문화는 처음이라 대범한 척, 침착하게 오픈 마인드인 척을 했지만, 언짢은 내 속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룰은 룰이었다.  

 

   한편, 막내 직원에게서 받았던 구체적인 조언과 피드백은 프레젠테이션을 한층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었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청중은 잘 알 수 없잖아요. 그래서, 상징적 숫자를 제시하고 그 숫자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사람들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이런 건설적인 제안은 상처보다는 더 나은 발표를 위한 건강보조식품과도 같았다.

디스문화가 고연차의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던 중요한 시점이었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디스문화가 정착되기 쉽지 않다.

   디스문화의 원칙이 있다. 바로 상호 신뢰 기반 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나와 함께 경험했던 신뢰의 시간이 없는 사이에의 디스는 서로 마상만 남기게 된다. 무엇보다도 비난을 하면 안 되고 건설적인 비판이 되어야 한다.

 

   이전 직장에서 많은 디스타임을 가졌음에도, 여전히 나이 어린 친구나 모르는 사람 또는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비난이나 비판을 받으면 당황스럽고 마음의 상처가 되는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으로 내가 비슷한 또래 꼰대들보다 좀 더 오픈 마인드를 가지는데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후 다른 B2C 회사에서 Diss 문화를 벤치마크 하다.

   회사를 옮겨 B2B와 대기업 문화를 주로 경험했던 멤버들과 B2C사업부에서 일하게 되었다. B2C사업부는 잘 나가는 스타트업처럼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 보자고 해서 나는 이전 경험했던 디스문화를 제안했다. 이것이 정착되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못하고 사업본부가 해체되어 아쉽긴 했으나, 당시 호응은 상당히 좋았다.

만약, 상대방의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와 신뢰가 있는 사이라면 디스문화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동아일보

새로운 문화를 도입하려는 스타트업들에게

   직급 대신 영어 이름을 호칭하는 문화와 디스타임 문화를 한 단계 초월하여 어떤 스타트업

에서는 모든 멤버들이 회의 시 ‘반말’을 하도록 강제하는 시도를 했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본인의 생각을 던지기 위한 시도였다고 했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다.

빠른 의사결정과 권한을 가지고 책임지게 하는 회사나 상황에서 어설프게 수평적 의사소통 문화가 반드시 옳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업을 이해하고, 우리 회사에 맞는 최적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 단점을 잘 듣고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